오늘까지가 삼성과 남은 인연의 마지막.
지난 세기말, 예상치 못했던 IMF가 오는 바람에 대학 졸업 후의 진로를 게임 업계 등이 아닌 '대기업'으로 정했다. 그렇게 시작해서 17년을 다니고, 또 삼성의 후광으로 회사를 만들고 다시 2년 10개월...
결정권은 나에게 있었지만, 결국 삼성으로 돌아가지 않는 선택을 하면서 인연이 끝났다. 삼성은 분명 좋은 회사이고 나에게는 더 안정감을 주는 곳이지만, 그 안정감에 안주하게 되면 더 멀리 갈 수 있을 만큼의 날을 세우지 못하기에 조금이라도 힘이 더 있을 때 자신을 갈고 닦을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 생각했다.
그동안 삼성과 관련된 개인적인 것을 모아보니 신발 상자 하나에 딱 들어가는 분량이었다. 입사할 때 받은 뺏지부터 마지막까지 사용한 사원증과 명함들... 출장갔을 때의 비행기 표, 여러 컨퍼런스 주최할 때 표찰... 회사와 했던 여러 종류의 계약서...
언제 다시 열어볼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사용할 것들은 아니기에, 이 사진을 찍고 박스 테이프를 바르고 겉면에 내용물 기록을 한 후 창고로 보냈다.
1. MYSHOUT ：고생하셨습니다. 큰 결정이었을텐데, 대단하십니다. 앞으로 하고자 하는일 잘 되셨으면 좋겠네요. 멀리서 응원하겠습니다.
-> 제 나름대로는 최선을 택하고 있다고는 생각을 하는데, 그런 선택을 위해서는 제가 해야 하는 노력도 만만챦네요~ [09/27]
2. 물독 ：트로피는 어디에...?
-> 헛. 그건 완전히 잊고 있던 것인데... 그냥 박스채로 옮겨 다니고 있습니다. 그것도 사진은 한 번 찍어둬야겠둔요. ^_^ [10/27]
3. 안타레스 ：안녕하세요 초딩 때 로드안 3부작 플레이 해보고 프로그래머가 된 한 사람 입니다. 저도 비슷한 결정을 하고 비슷한 사원증 매고 다니다가 지금은 다른 곳에 와 있는데요, 가끔 생각날 때 마다 여기 들어와보는데 큰 결정 하신 것 같네요. 도전과 안정 사이에서 항상 고민을 하게 되는데 전 실력이 미천하여 매번 안정만 택하고 있네요. 하는 일 꼭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.
-> 실력이 있으면 '안정'을 택해도 되지요. ^_^
저는 안정을 택하지 않은 댓가로, 주말에도 늘 공부만 해야 하는... [11/07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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